4개월 수사 과정 어땠나

지난 8월 법무부장관 지명 뒤
입시·사모펀드 비리 불거져
아내 구속과정서 검찰 무리수 입길

10월말 ‘감찰무마’ 사건 급진전
선거개입 의혹도 조 전 장관 겨냥
표적·별건 수사 논란 빚어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의 출발은 ‘가족 관련 의혹’이었지만, 넉달이 지난 23일 검찰은 그를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 중단 의혹’의 책임자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 8월부터 이어진 검찰 수사는 지나치게 길고 광범위해 ‘표적’, ‘별건’ 수사 논란이 제기됐다.

조 전 장관이 8월9일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뒤 가족 관련 논란이 연달아 불거졌다. 배우자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사모펀드 투자 의혹, 동생이 연루된 웅동학원 의혹, 딸의 논문·인턴·장학금 수령 의혹 등이 이어지자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고형곤)는 같은 달 27일 부산대·서울대 등 30여곳을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나섰다.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리기 전 장관 후보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것은 처음이었다.

조 전 장관 인사청문회가 열리던 9월6일 검찰이 정 교수를 소환조사도 하지 않은 채 사문서위조 혐의로 기소해 ‘무리한 수사’ 논란이 확산됐다. 이후 검찰은 해당 사건을 추가 수사해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으나, 법원이 불허했다. 이는 결국 검찰과 법원의 격렬한 대립으로 이어졌고, 정 교수는 ‘1사건 2재판’을 받을 처지가 됐다.

검찰의 집중 수사로 조 전 장관 동생과 5촌조카 등이 구속되고 모친까지 조사 대상으로 거론되자 조 전 장관도 더는 버티지 못하고 10월14일 사퇴했다. 검찰 수사 49일 만이다. 의혹의 ‘정점’인 조 전 장관은 지난달 14일 처음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다. 정 교수의 미공개 정보 이용 등 혐의와 자녀입시 비리 등에 조 전 장관이 얼마나 관여했는지가 조사 대상이었다. 조 전 장관은 이달까지 세차례 조사를 받았고, 모두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

조 전 장관 가족 관련 수사가 한창이던 10월 말께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이정섭)는 올해 초 고발을 받아 진행하던 ‘유 전 부시장 감찰 무마’ 사건의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지난달 11일 정 교수 기소로 조 전 장관 가족 관련 수사를 사실상 마무리한 검찰이 조 전 장관 수사를 미룬 채 그와 관련된 또 다른 수사를 전면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조 전 수석을 타깃으로 한 과도한 수사라는 지적에, 검찰은 “중대한 사안”이라며 수사 강도를 높였다. 지난 4일 청와대를 압수수색하는 등 강수를 둔 검찰은, 결국 조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감찰 중단 의혹’으로 청구했다.

최근 진행되는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도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조 전 장관이 관련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명수사 의혹’의 시발점이 된 김기현 전 울산시장 관련 비위 첩보를 당시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반부패비서관실에 전달한 것으로 드러나면서다. ‘선거개입 의혹’의 단서인 송병기 울산 경제부시장의 업무수첩에도 조 전 장관의 이름이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