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현지시각) ‘북-미 간 대화의 동력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두 정상은 이를 위해 국제사회가 대북 제재를 완화하고 북-미가 싱가포르 합의를 동시에 이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도 공감했다.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한 문 대통령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했다. 고민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북-미 간 대화 모멘텀(동력)을 살려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시 주석도 중-한 양국은 북-미가 대화 모멘텀을 이어가게 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화답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최근 북한이 ‘연말 시한’을 내걸고 무력 사용 가능성을 언급하는 상황에 대해 “한반도 긴장 상황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한반도 문제에 관한 양국 입장은 문 대통령 취임 뒤 더욱 강화하고 통하는 부분이 더 많아졌다. 한반도 평화에 일관된 지지를 보낸다”고 말했다. 이날 회담은 예정됐던 30분을 넘겨 55분 동안 진행됐고, 이후 80분가량 오찬이 이어졌다.

두 정상은 특히 중국이 러시아와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한 대북 제재 완화 결의안이 북한의 무력 실험을 멈추게 할 만한 방안이라는 데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 러는 지난 16일 안보리에 △남북 철도·도로 협력 사업 제재 대상 제외 △북한의 해산물·섬유 수출 금지 해제 △해외 북한 노동자 송환 시한 폐지 등을 담은 제재 완화 결의안을 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지금 한반도 안보 상황이 굉장히 엄중한 상황에서 다양한 국제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미 싱가포르 합의도 양쪽이 동시, 병행적으로 이행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고 ‘선 비핵화’를 고수하는 미국에 성의있는 태도 변화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직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설득해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김 위원장을 향해 당부나 설득을 해달라는 이야기를 했느냐’는 물음에 “한반도 상황이 엄중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는 말 안에 녹아 있다고 보면 된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북-미 대화가 중단되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최근 상황은 (한·중) 양국은 물론 북한에도 결코 이롭지 않다”며 북한을 향해서도 무리수를 감행하지 말라고 간접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의 조기 방한도 요청했다. 시 주석이 마지막 방한한 것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 7월이다. 문 대통령은 “가급적 가까운 시일 안에 한국을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고, 시 주석은 “초청에 감사를 표하며,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고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전했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과 회담 뒤 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리는 청두로 이동해 리커창 중국 총리와 회담하고 만찬을 했다.

베이징 청두/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