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수 감찰중단’ 조국 구속영장 청구

혐의 놓고 상반된 주장
검찰 “외압 수용…금융위 인사권 침해”
조국 쪽 “외압 없어…정무적 판단”

구속여부 가를 관건은?
민정수석실 유씨 비위 파악 정도
감찰 중단 합리적 이유 여부가 관건

영장청구는 예정된 수순?
가족수사서 딱 떨어진 혐의 못찾아
감찰중단으로 방향전환 분석 나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1일 오후 서울 중앙지검에서 소환 조사를 마친 뒤 차량에 탄 채 청사 밖으로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1일 오후 서울 중앙지검에서 소환 조사를 마친 뒤 차량에 탄 채 청사 밖으로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2017년 조국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의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중단 결정’에 대한 검찰의 판단은 ‘직권남용’이었다. 조 전 장관과 청와대는 감찰중단이 민정수석의 ‘재량권’ 안에 있는 행위임을 강조했지만, 검찰은 재량을 벗어난 위법 행위라고 보고 있다.

■ 재량인가, 위법인가?

“중대안 사안이다. 수사팀은 조 전 장관이 ‘빽 들어왔다’고 사건을 뭉갰을 뿐 아니라, 해당 부서인 금융위원회의 인사권·감찰권까지 침해해 (유 전 부시장이) 영전할 수 있게 했다고 판단했다.” 23일 검찰 관계자가 밝힌 구속영장 청구 이유다. 검찰은 고위공직자 감찰 업무의 총책임자인 조 전 장관이 수사 의뢰를 할 만한 ‘충분한 단서’를 확보했음에도 ‘외부의 압력’을 이유로 사건을 덮었다고 본다. 검찰은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과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등으로부터 “조 전 수석이 감찰중단을 지시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해, 직권남용을 입증할 증거와 진술도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조 전 장관은 “‘정무적’ 최종 책임은 나에게 있다”며 책임을 부인하진 않는다. 다만 조 전 장관은 유 전 부시장을 수사의뢰할지, 기관통보할지는 자신의 업무 ‘재량’에 포함된 일이며 그에 따라 판단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도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당시 상황에서 검찰 수사를 의뢰할지, 소속 기관에 통보해 인사 조처를 할지는 민정수석실의 판단 권한”이라고 밝혔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9월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간담회장 앞 복도를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9월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간담회장 앞 복도를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 직권남용 가능할까?

검찰과 조 전 장관은 26일로 예정된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서 감찰중단 결정이 직권남용에 해당되느냐를 놓고 치열한 법적 다툼을 벌일 예정이다. 핵심 쟁점은 2가지다.

우선 당시 민정수석실이 유 전 부시장의 비위 사실을 얼마나 파악하고 있었느냐다. 형법 123조는 ‘직권남용’에 대해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때,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검찰은 특감반원들이 유 전 부시장의 비위 정황을 위중하게 보고 수사의뢰를 주장했음에도 조 전 장관이 감찰중단을 지시한 것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 경우에도 감찰반원들의 수사의뢰 주장이 합리적이어야 한다. 검찰은 그 근거로 “특감반이 유 전 부시장 비위의 상당 부분을 이미 확인했거나 확인 가능한 상황이었다”고 유 전 부시장 구속기소 당시 밝혔다. 민정수석실이 수사의뢰를 할 정도의 비위 사실을 충분히 파악했다는 것이다. 반면, 조 전 장관은 감찰 당시 유 전 부시장의 골프채 수수, 골프텔 무상 사용, 차량 서비스 이용, 비행기표 비용 대납 등의 ‘정황’을 파악했지만 수사의뢰할 정도의 증거는 파악하지 못했다고 맞서고 있다.

조 전 장관이 수사의뢰를 하지 않은 이유도 쟁점이다. 조 전 장관은 ‘유 전 부시장이 민정수석실 감찰에 응하지 않아 추가 조사가 어려워져 기관통보 결정을 했다’는 입장이다. 민정수석실은 강제조사권이 없어 불가피하게 감찰을 중단했다는 것이다. 청와대도 “당시 민정수석실은 수사권이 없어서 유재수 본인의 동의하에서만 감찰 조사를 할 수 있었고, 본인이 조사를 거부해 당시 확인된 비위 혐의를 소속 기관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검찰은 유 전 부시장이 감찰에 응하지 않는다면 수사권이 있는 수사기관에 사건을 넘겼어야 한다고 반박한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수사의뢰가 아닌 기관통보를 한 데 대해 조 전 장관의 합리적 설명이 부족한 것 같다”며 “이 대목에 대해 납득할 만한 설명을 내놓느냐에 따라 영장 발부나 유무죄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조 전 장관 일가 수사를 시작할 때부터 조 전 장관 영장 청구는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조 전 장관 수사를 불구속 기소하면 검찰 책임론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조 전 장관 일가 수사를 중단하고 유재수 수사로 넘어간 것은 어떻게든 유의미한 ‘조국 혐의’를 찾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족 관련 수사에서 조 전 장관에 대해 딱 떨어지는 혐의가 없자, 감찰중단 의혹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것이다.

조 전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현재 구속 상태라는 점이 영장 발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또다른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사법농단이나 우병우 전 민정수석 등의 전례로 볼 때 영장 발부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다른 사건이긴 하지만 부인이 구속된 상태라 법원에서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춘화 임재우 기자 sflower@hani.co.kr